각오나 결의는 전반적으로 나에게 이로운 것으로 보이거나 해석되는 계획이나 습관 혹은 생활 방식의 변화에 대한 개인의 공약이며, 공약은 결심, 서약, 혹은 스스로를 구속시키는 행위 등으로 이해된다. 예를 들어 체중을 감량하기 위한 노력은 현재의 나 자신과 단기적으로 미래의 나 자신이 벌이는 일종의 경쟁이 바로 전략적 이론의 적용 부위이다.

현재의 나의 결심은 체중을 개선시키기 위한 행동을 하겠다는 공약이다. 그러려면 미래의 나 자신이 절대로 그 공약을 어길 가능성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현재의 나 자신은 그것을 담보할 행동을 취한다. 미래의 자신에게 줄 인센티브를 바꿈으로써 게임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먹을 것에 대한 유혹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나중에 느낄 수치심이 그에 대항하는 것이다. 

이렇게 공약 이행을 위한 행동을 하는 나에게 더 나은 결과가 보장되도록 게임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행동을 '전략적 수'라고 한다. 여기에서 고려해야 할 측면은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첫 째 문제는 아주 중요한 주제이지만, 두 번째 문제는 상황이나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기술에 가까운 것이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두 사람이 다 함께 살아날 수 있는 경우는 한 사람이 양보하는 것이다. 직선 도로에서 마주 달리는 차에서 둘 다 살아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방향을 트는 것이다. 그러면 누가 그럴 것인가? 물에 빠진 사람이나 방향을 튼 사람이 약골이나 겁쟁이로 비웃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 비웃음을 받지 않으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외나무 다리에서 맹렬하게 달러오거나 마주 달리는 차에서 내가 먼저 운전대를 빼서 상대가 보고 있는 중에 창밖으로 던져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행동의 자유를 스스로 제한함으로써 선택의 폭이 좁아졌지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자유는 오히려 상대가 가지고 있지만, 그는 결론적으로 겁쟁이가 될 수 밖에 없다. 다른 말로 선택의 자유는 곧 패배의 가능성에 불과하다. 

우리 조상들은 수천 년에 걸쳐 공약과 위협, 약속을 거듭해 왔다. 그러면서 행동의 신빙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고, 그래서 나의 전략을 구사하는 동시에 상대의 전략에 대한 대응전략을 고안해왔다. 우리와 북한 사이에서처럼 '이를 어기면 상응하는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아무리 문서로 평화적 상호공존의 협약을 맺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안다. "맞을래? 할래?" 같은 즉각적 위협이 훨씬 더 신빙성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애일 아침 5시에 일어나 10km 달리기를 할꺼야'라고 '결의에 넘치는 오늘 밤의 내' 전략적 수로 자명종을 5시로 고정하고 잔다. 그런데 '의지박약한 내일 아침의 나'는 시계 정지버튼을 누름으로써 추운 데 나가기보다 따뜻한 침대에 30분 더 누워있기를 기도할 수 있다. 다음 날 저녁에는 자명종을 침대 건너편 책상 위에 올려두고 잠자리에 들 수도 있지만, 자명종 소리에도 꿈쩍하지 않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으면 소용이 없어진다. 

공약과 신빙성의 두 가지 측면, 즉 '무엇을' '어떻게'할 것인지를 적절하게 보여준다. 무엇을'의 부분은 먼저 수를 두는 쪽의 이점을 파악하는 것으로 과학의 영역이다. 반면에 '어떻게'의 부분은 특정 상황에서 각각의 전략적 행동에 신빙성을 부여하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기술의 영역이다.